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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FPC 성능기준 해설

2025 성능위주설계 가이드라인 개정 – 피난·연기·방재실 평가

by sofire 2025. 7. 25.

지난 2025년 5월 1일, 소방청은 성능위주설계 평가 운영 표준 가이드라인을 개정하며 피난 시뮬레이션과 연기 확산, 종합방재실에 대한 평가 기준을 대폭 손질했습니다. 언뜻 보면 단순한 기술적 변화 같지만, 실제 설계와 감리 현장에서는 판이하게 다른 상황이 펼쳐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그 변화의 핵심을 짚고, 실무자라면 반드시 알아야 할 포인트를 정리해보았습니다.

성능위주설계, 다시 주목받는 이유

고층건축물의 증가와 복합시설의 다양화, 그리고 기존 기준의 한계가 겹치면서 이제는 단순한 정량 기준만으로 화재안전성을 설명할 수 없는 시대가 됐습니다. 'NFTC로는 부족하다'는 말이 공공연하게 나오고, 실제로 시뮬레이션 결과가 반영되지 않은 도서가 '부적정' 판정을 받는 사례도 심심치 않게 목격되고 있죠.

이번 개정, 무엇이 바뀌었을까?

이번 개정안에서 가장 큰 변화는 피난 시뮬레이션과 연기 확산 평가가 실질적으로 '필수사항'으로 격상되었다는 점입니다. 이제는 단순히 FDS나 Pathfinder를 활용했다는 사실이 중요한 게 아니라, 그 결과를 설계도서에 어떻게 반영했는지가 평가의 기준이 됩니다. 그리고 종합방재실의 감시제어반 구성도 매우 구체적인 기준을 따르게 되었죠.

피난 시뮬레이션, 이제는 옵션이 아니다

예전에는 간이 피난계산이나 정성적 검토로도 어느 정도 설계 적정성을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다릅니다. 개정된 가이드라인은 RSET과 ASET의 비교를 기본 구조로 삼고 있으며, 피난자의 이동속도, 병목현상, 대기시간, 그리고 출입구 활용률까지 정량적으로 분석하도록 요구합니다.

실무에서는 FDS와 Pathfinder를 연동한 시뮬레이션이 일반화되고 있으며, 특히 피난경로의 흐름과 대피시간 산출이 도서에 명확히 표시되어야 합니다. 감리자는 단순히 결과값만 보는 것이 아니라, 그 분석이 공간 구성과 실제 구조에 맞는지를 따져야 하는 상황이 됐죠.

연기 확산과 유해가스, 더는 뒷전일 수 없다

개정안은 연기에 대한 해석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꿔 놓았습니다. 가시거리 기준, CO농도 한계치, 연기 확산속도 같은 항목이 모두 정량화되어 있으며, 이제는 단순히 '제연설비 있음'이라고 명시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특히 주거용 복합건축물이나 노유자시설에서는 시야 확보 여부가 피난 가능성과 직결되기 때문에, 감리자의 관점에서도 '실제로 보일까?'라는 질문을 던지게 됩니다. 설계자는 이 지점에서 시뮬레이션 데이터를 도면과 연계하여 제시할 필요가 있습니다.

종합방재실과 감시제어반, 놓치기 쉬운 디테일

이번 개정에서 종합방재실에 대한 기준도 보다 명확해졌습니다. 출입구 인접 위치 확보, 연기 차단 구조, 감시제어반 연동 설비 구성까지 구체적인 요건이 포함되었고, 단순 패널이 아니라 통합 운영이 가능한 사용자 인터페이스(UI) 설계를 유도하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띕니다.

감리단계에서는 이 방재실이 실제 위치, 배선, 제어 기능 측면에서 계획대로 구현되어 있는지를 꼼꼼히 점검해야 할 필요가 커졌습니다. 특히 설비별 블록 다이어그램을 요구받는 사례가 늘고 있어 사전 준비가 중요합니다.

실제 설계도서엔 어떤 자료가 들어가야 할까?

  • FDS 또는 Pathfinder 시뮬레이션 보고서
  • 피난곡선 그래프와 대피경로 도식화
  • RSET/ASET 비교표
  • 종합방재실 상세설계 도면
  • 감시제어반 설비 구성 블록도

감리자가 도면만으로도 '설계자가 어떤 사고 시나리오를 상정했는지'를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야 하며, 그 흐름이 도면 전반에 일관되게 녹아 있어야 합니다.

마무리하며... 현장에서 느낀 변화의 무게

이 개정안을 처음 접했을 때는 '이제 다들 시뮬레이션을 조금 더 정성껏 하겠구나' 정도로 생각했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감리 현장에서 실설계와 시뮬레이션 결과가 다르게 구성된 도서를 마주했을 때, 이 가이드라인이 왜 필요한지를 실감하게 되었습니다.

단순한 수치나 프로그램 돌린 결과가 중요한 게 아니라, 그것이 실제 구조물과 얼마나 닮아 있는지가 핵심입니다. 그리고 이제는 그 판단을 감리자나 평가단이 아주 구체적으로 하게 되었고요.

결국 이번 변화는 기술을 다루는 사람의 태도를 요구하는 개정입니다. 설계자는 시뮬레이션을 설계의 일부로 받아들여야 하고, 감리자는 그 진정성을 읽어내야 하는 시대가 된 것이죠.

참고자료

  • 『성능위주설계 평가 운영 표준 가이드라인 (2025.5.1)』
  • 『2024년 화재안전기술기준 해설서』 – NFTC 501A
  • 『FDS 및 Pathfinder 활용매뉴얼』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